전세사기피해기록 : 사기꾼 임대인 형사재판 회부를 기념하며

 
 

 

전세사기라는 악마는 2023년 12월 전세계약 만료에 맞춰 저를 찾아왔습니다.
남의 일 인줄만 알았으나 너무도 내 일이 되어버린 전세사기로 인해 흔들린 인생을 차곡차곡 바로잡아나가는 중이라 최대한 잊으려고 묻어두려고 노력하며 지내왔어요. 그러던 중 지난 2월에 도착한 한 카카오 알림톡으로 인해 다시 삶의 수면 위로 떠오른 전.세.사.기

 

 

전세사기피의자 임대인 형사재판 회부

 

대검찰청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이라는 매우 생소한 이름으로 도착한 카카오 알림톡.

가족들과 외식 중에 카톡이 왔는데 순간 '뭐지? 잘못왔나? ㅇㅇㅇ(임대인)이 누구지?' 하며 잠시 뇌정지가 왔었다지요.

 

 

 

 
 

가만히 읽어보니, 전세사기꾼인 피의자 임대인의 사건이 구공판 결정되었다는 내용이었어요. 이는 임대인이 고소당하여 경찰이 조사 후 검찰로 사건이 넘어갔고, 이 사건을 수사한 검찰(검사)이 범죄혐의가 있다고 판단하여 기소하였고 그에 따라 정식 형사재판에 회부되었다는 것을 의미해요.

형사사법포털 앱을 설치하고 로그인해보니 저는 이 사건의 피해자이고, 간편인증 로그인하니 바로 '나의 사건'으로 뜨더라구요. 

형사사법포털 앱에서 경찰, 검찰에서 진행된 형사사건 진행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고, 앞으로 형사재판의 진행내용은 대법원 나의사건검색으로 지켜볼 예정이에요.

 

 

 

사건기록 열람(등사)신청

 

 

 

 

우선, 이 임대인에게 사기를 당한 건 맞지만, 직접 고소한 것이 아니기에 제가 어떻게 피해자로 포함되어 연락을 받게되었는지, 어떻게 진행되는 것인지 등 사건기록을 확인하기 위해 사건기록 열람(등사)신청을 했어요. 형사사법포탈 앱에서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었어요.

신청한 다음날 검찰청에서 유선연락을 주셨는데 신청에 의해 제가 받아볼 수 있는 건 공소장이며 사건 공소장을 받아보기까진 일반적으론 7일이지만 워낙 일이 많아서 좀 더 걸릴 수도 있다고 하셨어요.

 

사건기록은 본인이 직접 검찰청에 가서 받아와야하기에, 저는 조금이나마 거리가 가까운 검찰청에서 받길 원했어요. 그래서 검찰수사가 이루어진 A검찰청이 아닌 타지역 B검찰청에서 기록을 받는 것으로 신청했어요. 이러한 경우엔 B검찰청에서 A검찰청으로 신청서를 보내야하고 A검찰청에서 그것을 받아서 검토, 승인 후 다시 B검찰청으로 서류를 내려보내야하여 시일이 좀 더 걸린답니다.

 

 

 

 

 

 

신청하고 딱 2주 되었을 때 사건기록을 받으러 오라는 알림톡을 받았어요. 어느덧 한달전이네요, 열일 제쳐두고 궁금해서 후다닥 다녀왔었네요.

 

 

 

 

 

서른 중반에 처음 방문해본 검찰청. 괜시리 위압감 같은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나는 죄없는 선량한 시민이니 당당히 사건기록을 받기 위해 민원실을 찾아갔어요.

 

 

 

 

 

 

사건기록은 민원실 창구에서 신분증 확인 후 바로 받아볼 수 있어요. 저기 입구 들어서자마자 안내하시는 분이 '과태료 내러 오셨어요?' 하시던 ㅎㅎㅎ 검찰청에 가서 과태료도 내는구나. 새로운 상식하나 챙기고 사건기록도 챙겨 나왔네요. 

 

 

 

 

 

 

사건기록 뒷부분에 이 사기꾼 임대인에게 당한 피해자들과 각 피해금액이 쭉 정리된 리스트가 첨부되어 있는데 50명이 훌쩍 넘는 피해자가 있더라구요. 근데 피해금액 내가 제일 큼... ㅎ... 하하...

임대사업자였던 임대인이 그저 임대사업 좀 잘 해보려다 망한게 아니라 정말 작정하고 사기치려고 본인 자본 투입은 전혀 없이 깡통전세를 확확 사들여왔다는게 너무나 눈에 선하게 보이는 사건 기록. 이게 사기가 아니라면 이 나라는 진짜 사기공화국, 사기 안치면 바보인 나라가 맞네~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이미 제 돈을 돌려받으리란 기대를 버린 지 오래이고, 이 전세사기 사건으로 더는 그 무엇도 잃고싶지 않은 마음뿐이고, 또 재판에 뭐라도 힘을 보탰다가 김새는 결과를 받으면 괜히 더 화가날 것 같아서 망설여지기도 하지만 탄원서를 내든, 제가 오래전부터 의심하던 사기 정황 등을  정리해서 검사님에게 제출하든 할 수 있는 것들은 열심히 해서 저 전세사기꾼 임대인이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것에 힘을 실어보려해요.

기소, 구공판 등 모든 단어가. 또 고소-기소-재판 등 모든 과정이 처음 겪어보는 생소한 것이기에 낯설지만 공부해가며 임해보려 합니다.
  

참 어려웠고, 힘들었고 또 여전히 이로인해 생긴 피해는 여전하긴 커녕 더 가중되가는 현실. 그게 바로 전세사기피해인 것 같아요.

떠올리면 분노와 억울함에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움을 느끼지만 별수 없더라구요. 결국 이또한 제 인생의 중요한 이벤트 중 하나이기에 형사재판 시작을 기념(?)하며 저의 전세사기피해를 기록해보려고 해요.

작게나마 같은 피해자분들에게 도움과 위로가 되고, 앞으로의 피해자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기를, 서로 같이 나눌 수 있는게 있다면 나누며 힘이되길 바라는 마음이에요.